노꼬메 오름 고사리
- 직접 다녀온 곳들!
- 2021. 4. 20.
올해는 날이 따뜻해서 그러는지 3월 말부터 제주도 고사리철이 시작되었어요. 이 시기만 되면 제주 어디를 가더라도 흔하게 고사리를 볼 수 있는데 초보자라면 가장 쉽게 고사리를 끊을 수 있는 곳이 오름입니다. 다만 오름에는 무덤도 많기 때문에 무덤 잡초를 없애기 위해 약을 뿌리는 곳도 있답니다. 오히려 말똥이 있으면 안전한 곳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말 똥이 있다는 것은 말들이 풀을 뜯어먹었다는 것이고, 그런 장소에는 제초제를 뿌리지 않거든요.
오름 대부분에는 고사리가 정말 많답니다. 고사리 축제가 열리는 남원 일대에도 고사리가 많고요, 봄에 제주 오름을 가면 어디든 정말 많아요. 해마다 고사리를 뜯으러 다니면서 제가 좋아하는 곳은 노꼬메오름입니다. 개인적으로 노꼬메오름을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요, 고사리를 뜯는 날에 오름을 오르지는 않지만 오름도 볼겸, 풍경도 좋고, 험한 지형이 아니라서 고사리도 쉽게 뜯을 수 있구요. 알록달록 봄빛으로 물들어가는 노꼬메 오름을 보면서 고사리를 뜯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더라고요.
노꼬메 오름은 쉬운 오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어려운 오름은 아니에요. 다른 오름에 비해 소요시간이 좀 길게 걸리기는 합니다. 제 기준으로 노꼬메오름 왕복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이 조금 넘게 걸리고 2시간이 넘지는 않아요. 가파르기는 하지만 숨을 헐떡거리며 정상에서 보는 뷰가 아주 그만이지요. 봄이라서 벚꽃도 피어 오름이 아주 환합니다. 저는 이시기에 연초록이 너무 좋아요.
노꼬메 오름 쪽으로 오면 고사리를 뜯고 있는 제주 도민들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답니다. 제주 전역에 고사리가 많지만 위험 요소가 적고, 주차장 넓고, 또 화장실도 있는 오름이기에 저는 이곳이 편하고 좋더라구요. 초보자라면 고사리 뜯으러 어디로 갈까 고민하지 마시고 집에서 가까운 오름으로 가면 되지요. 도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종종 고사리를 뜯더라구요. 가는 길에 보면 손에 한주먹씩 고사리를 들고 가는데 삶고 말려야하는 일을 여행 중에 할 수 없으니 왠지 버리고 갈 것만 같아요.
원하는 곳에서 고사리를 뜯어봅니다. 오전에 일찍 왔어야했는데 오후에 왔더니 편하게 뜯을 수 있는 곳, 또 상태가 좋은 고사리는 거의 없었고요. 언제 비가 내리면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노꼬메 오름을 찾아올 생각이에요.
고사리를 너무 길게 끊으면 저는 질긴 식감이 있어서 별로더라구요. 하지만 판매하기 위해서는 길게 끊어야해요. 그래야 무게가 많이 나가니까요. 지인분들 말에 의하면 생고사리를 그대로 팔기도 한다고 하네요. 저희는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희 먹기 위해서 끊는 거라 보들보들 야들야들하게 좀 짧게 끊는 편이에요.
쑥이나 봄냉이 끊는 것 같아요.
장갑 끼고 그냥 끊어도 쉽게 되지만 저는 저렇게 끊으면 검지 손가락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보통은 가위를 이용해서 고사리를 끊습니다. 제주 진드기도 있고, 풀에 쐐기 같은 것도 많으니까 긴팔 긴바지 필수입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고사리
고사리랑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많아서
관광객분들은 고사리 아닌 것들도
끊고 먹지 못하는 야생 고사리도
뜯는데요, 고사리는 초록에 갈색이
조금 섞여있는 느낌이에요.
고사리 뜯는 일이 은근 허리가 엄청 아픕니다. 초보자들이라면 30분 ~ 1시간만 해도 다음날 허리가 지끈거리고 허벅지도 아플거예요.
깨끗하고 풍경 좋은 노꼬메 오름에서 고사리를 뜯었고 다음날 오전에 삶아서 햇볕에 널어놨더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바짝 말랐습니다. 생고사리 약 5kg이었는데 말리니 500g도 되지 않는 것 같네요. 노꼬메 오름에서 뜯은 고사리는 우리 먹으려고 작은 것들도 뜯었는데요, 해마다 고사리를 끊고 삶고 말려서 육지에 선물로 보내줬었고, 올해도 그래야할 것 같아요. 그래서 조만간 다른 오름을 방문해보려고 합니다.
한라산 청정 고사리를 볼 수 있는 서귀포시 남원 한남리 주변으로 가면 고사리 뜯는 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곳으로 가셔도 봄철 고사리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